
2002년 KBS2에서 방영된 추억의 드라마 <겨울연가>는 한국 드라마 역사상 가장 큰 한류 붐을 일으킨 작품 중 하나로 손꼽힙니다. 배용준과 최지우의 애절한 사랑 이야기를 중심으로, 아름다운 겨울 풍경 속에서 촬영된 장면들이 국내외 시청자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습니다. 특히 남이섬, 고성, 강촌역 등은 <겨울연가>의 주요 촬영지로 유명해지며 이후 관광 명소로 자리 잡았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이 세 곳의 특징과 촬영 당시의 장면들을 중심으로 <겨울연가> 속 감성을 따라가 보겠습니다.
남이섬: 겨울연가의 상징이 된 섬
남이섬은 <겨울연가>의 가장 대표적인 촬영지로, 극 중 유진(최지우 분)과 준상(배용준 분)이 데이트를 하며 추억을 쌓는 장소로 등장합니다. 특히 나무 사이로 눈이 소복히 쌓인 메타세쿼이아 길은 드라마의 명장면 중 하나로 손꼽히며, 이후 한국을 찾은 수많은 일본, 중국, 동남아 팬들의 필수 여행 코스로 부상했습니다. 당시에는 다소 한적한 섬이었던 남이섬이 <겨울연가> 방영 이후 급격히 유명해지면서, 드라마 세트 복원과 기념비, 포토존 등이 조성되었고 관광지로 새롭게 태어났습니다. ‘겨울연가 거리’, ‘첫키스 포토존’ 등은 지금도 많은 관광객들이 인증샷을 남기는 명소입니다. 또한 남이섬의 자연 풍경은 드라마의 서정적인 분위기를 완벽하게 살려주었으며, 겨울뿐만 아니라 봄, 여름, 가을에도 각기 다른 매력을 지닌 여행지로 거듭났습니다. 특히 일본에서는 ‘욘사마 열풍’을 통해 남이섬 방문이 일종의 성지순례처럼 여겨졌으며, 이는 곧 관광산업 활성화로 이어졌습니다.
고성: 잔잔한 사랑의 배경이 된 바닷가 마을
고성은 <겨울연가> 후반부의 주요 배경으로 등장하며, 준상과 유진이 재회하는 장소이자 서로의 마음을 다시 확인하게 되는 감정의 전환점으로 활용됩니다. 강원도 고성의 한적한 해변과 마을 골목은 드라마의 정적이고 서정적인 분위기를 강조하며, 도시에서 느낄 수 없는 아날로그 감성을 전달했습니다. 특히 고성 송지호 해변은 극 중 인물들이 함께 걷는 장면이나 바다를 바라보며 속마음을 나누는 장면에서 자주 등장합니다. 드라마가 방영된 이후 송지호 해변은 연인들의 데이트 명소로 자리잡았고, ‘드라마 명소’라는 이름을 내건 지역 홍보 캠페인도 펼쳐졌습니다. 고성 지역 주민들도 촬영 당시의 일화를 기억하며 지금도 촬영 장소에 대한 질문을 자주 받는다고 전하며, 일부 민박집이나 식당은 당시 출연진들이 방문했던 장소로 소개되기도 합니다. 고성의 자연과 <겨울연가>의 감성이 조화를 이루며, 이곳은 조용한 힐링 여행을 원하는 이들에게 여전히 매력적인 여행지로 남아 있습니다.
강촌역: 사랑이 교차하는 기찻길의 낭만
강촌역은 <겨울연가> 초반부에서 중요한 전환점으로 등장하는 장소입니다. 주인공들이 기차를 타고 오가며 서로를 그리워하고, 다시 만나는 중요한 배경으로 쓰였으며, 특히 설경 속 강촌역의 모습은 시청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드라마 속에서 강촌역은 ‘기다림’과 ‘재회’의 상징처럼 그려지며, 슬로우 모션으로 처리된 장면과 배경 음악이 어우러져 극적인 감정선을 더욱 고조시켰습니다. 방영 당시에는 실제 열차가 운행되던 역이었지만, 현재는 관광지로 탈바꿈해 겨울연가 세트 일부가 남아 있고, 사진 촬영이 가능한 포토존과 전시물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이 역은 이후에도 드라마, 영화 등의 배경지로 꾸준히 활용되었으며, ‘기차 여행의 낭만’을 추억하는 사람들에게 특별한 장소로 남아 있습니다. 특히 중장년층 관광객들에게는 드라마와 함께 젊은 시절의 감정을 되새기게 하는 공간이기도 하며, 최근에는 레트로 감성과 함께 다시금 주목받고 있습니다.
<겨울연가>는 단순한 드라마를 넘어 한류 문화의 출발점이 되었으며, 남이섬, 고성, 강촌역 등 주요 촬영지는 그 자체로 ‘문화 유산’처럼 인식되고 있습니다. 이들 장소는 감성적인 장면과 기억을 담고 있을 뿐 아니라, 수많은 국내외 관광객들의 발걸음을 이끈 중심지로 기능했습니다. 지금도 이곳을 찾는 이들은 드라마의 명장면을 떠올리며 추억을 공유하고, 또 새로운 감성을 담아갑니다. 드라마가 끝난 지 20년이 지났지만, 그 감동은 여전히 유효합니다.